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겜상문

[게임리뷰] 원숭이를 부리다 내가 원숭이가 되는 생존게임 - The Survivalists

귀여운 그래픽이 시선을 끈다. 근데 이게 다다. 이게. 끝이다.

 

1. 게임정보

 

게임명 : The Survivalists
장르 : 생존,협동,모험
제작사 : Team17
정가 : 26,000
출시날짜 : 2020년 10월 9일
한글화 : O
플레이타임: 15 시간

 


The Survivalists(이하 서바이벌 리스트)는 메인 이미지에서 알 수 있다시피 원숭이가 메인이 되는 게임이다.

플레이어는 게임을 진행하면서 게임의 조력자인 원숭이를 얻을 수 있고, 이 원숭이는 전투, 생산, 던전, 퍼즐 등 게임에 존재하는 모든 요소에 사용된다.

 

일정 퍼즐은 원숭이 없이 진행할 수 없는 경우도 있는 만큼, 이 게임에서 원숭이란 큰 역할을 차지한다.

단순한 생존게임과는 다르게 조력자라는 요소를 추가하여 게임을 특별화하고자 했던 이 시도는 신선했지만 이런 시도가 게임을 완벽하게 만든 것은 아니었다.

 

귀여운 그래픽과 조력자, 퍼즐, 전투 등 재밌어 보이는 요소로 둘둘 둘러쌌음에도 불구하고 '재미없는'게임.

서바이벌 리스트는 왜 재미없는 게임이 되었을까?

 

 

2. 불친절한 UI

 

게임을 시작하면 보이는 화면. 난파된 땟목이 보인다.

 

 

게임을 시작하고 나면 난파된 뗏목이 보인다. 이 게임이 '생존'게임이라는 것을 알고 구매한 필자는 이 장면을 보고 굉장히 두근대었다.

초반부터 보이는 높은 퀄리티의 아기자기한 그래픽. 이런 세계에서 이제 내 모험이 시작된다니!

 

 

게임을 플레이하며 사용해야할 단축키는 굉장히 많지만, 동시다발적으로 불친절하게 주어진다.

 

자. 그리고 이 게임의 첫 번째 난관이 시작된다. 

뗏목에서 내리자마자 플레이어는 엄청난 양의 단축키를 만나게 된다.

원숭이 관련 단축키, 거주 단축키, 아이템 단축기, 생산 단축키...

아이템 습득을 위해 인벤토리를 열면 아이템 이동 관련하여 3개의 단축키가 더 등장한다.

단축키의 다양성은 절대 불편함을 의미하지 않는다.

하지만 한순간 썰물처럼 밀려드는 많은 양의 단축키는 플레이어에게 있어 당혹감을 준다.

 

생존 게임의 특성상 많은 단축키가 필요했음은 이해하나, 튜토리얼을 천천히 진행하며 하나씩 습득할 수 있게 했다면 좋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3. 단순하게 전달되는 중요한 정보

 

 

게임의 중심이 되는 원숭이 도우미조차 간단하게 전달한다... 도대체 모든 행동이란 무슨 행동일까?알아내는건 유저의 몫이다.

 

서바이벌 리스트를 플레이하다 보면 여러 정보 알람을 받게 된다.

이는 게임 진행에 있어 매우 중요한 정보들인데, 문제는 이 정보를 매우 간결하게 전달한다는 점이다.

원숭이를 활용하라!라고 말하는데, 정확히 원숭이를 어디, 어디, 어디에 활용할 수 있는지 말해주지 않는다.

 

결국 원하는 정보를 제대로 얻기 위해선 도움말을 다시 찾아보거나, 여러 삽질을 하며 알아내야 한다.

실제로 필자는 원숭이로 나무를 캘 수 있다는 정보만 들어 게임 중반까지 나무와 돌을 캐는 데에만 사용하다 이후 다른 사람들의 공략을 보고 생산에 사용하기 시작했다.

 

4. 초반에만 재밌는 전투



전투는 초반에만 플레이어가 진행하고 중반이후로는 전부 원숭이가 진행한다. 나보다 강력하다. 원숭이는 나다..

 

 

초반에 진행되는 전투는 재밌다. 플레이하는 캐릭터가 공격과 동시에 몬스터를 향해 짧게 돌진을 하는 점 때문에 정확한 컨트롤이 힘들긴 했지만, 사냥을 통해 생산과 수집으로는 얻기 힘들었던 아이템을 얻고 체력을 관리하며 던전을 깨는 과정은 재밌었다.

 

하지만 이 재미도 잠시. 게임이 진행될수록 원숭이에 대한 의존도가 증가함에 따라 전투 또한 원숭이의 영역이 된다.

내가 직접 몬스터를 잡는 것보다 원숭이에게 활이나 들려주고 공격하게 하는 게 더 안전하고 빠르다.

이렇게 내가 더 이상 컨트롤해야하는 영역이 사라지는 순간 생존 전투게임은 생존 파밍게임이 되어버린다.

 

 

던전은 중반 이후로 발견과 동시에 파밍을 하는 장소가 되었을 뿐이다. 가라 원숭이부대!

 

 

플레이가 진행됨에 따라 던전의 전투 난이도가 증가되지만, 던전 내부에 존재하는 퍼즐의 난이도는 증가하지 않는다.

전투의 영역은 더이상 플레이어의 영역이 아니기에 플레이어는 던전을 더이상 새로운 도전 요소가 아닌 반복되는 파밍 요소로서 느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5. 탈출에 필요한 과도한 양의 재화

재화가 정말 많이 필요하다. 이 말은 즉, 반복작업이 많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게임의 최종 목표인 탈출을 하기 위해선 정말 많은 양의 재화가 필요하다.

이 재화는 크게 두 가지 종류로 갈린다. 던전을 통해 얻어야 하는 아티팩트와 파밍을 통해 얻어야하는 일반 재화가 있다.

아티팩트의 경우 이전에 말했던 지루한 던전 파밍을 통해 얻을 수 있으며 일반 재화의 경우 필드에서 채광, 벌목등을 통해 1차 재료를 얻고 이를 가공하여 최종으로 얻을 수 있다.

 

문제는 이 일반재화의 양이 터무니없이 많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얻기는 쉽지만 오랜 시간이 필요하고, 이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파밍-제작만을 반복한다. 심지어 이 제작도 원숭이가 도맡아 하기 때문에 유저는 파밍 명령 후 대기. 제작 명령 후 대기를 반복하면 된다.

 

 

아티팩트를 배에 추가하면 탈출!

 

게임을 플레이하면 할수록 내가 원숭이가 되는 느낌이다. 오히려 가만히 멍 때리면서 원숭이를 기다리는 나보다 바쁘게 움직이는 저 원숭이들이 더 재밌을지도 모른다.

 


8. 총평

 

 완벽한 팀은 무슨

 

 

깜찍한 그래픽을 가진 이 게임의 엔딩을 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끝까지 함께하긴 했지만 다시는 함께하고 싶지 않다.

그래픽이 정말 압도적으로 예뻤지만 그 그래픽을 다 죽여놓은 게임 Survivalist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