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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록

[독서록] 나에게도 쉬어가는 장소가 있었으면 좋겠어 -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요즘들어 부쩍 예민해졌다는 생각이 든다. 학교를 졸업하기에 무서워 '졸업예정자'라는 이름을 얻은 채로 물 밖에 나온 물고기 처럼 간간히 팔딱거리며 숨을 쉬고 있는 느낌, 이따금 그런 느낌에 휩싸이곤 한다. 숨을 내쉴때마다 내가 있어서는 안될 것 같은 육지의 공기가 몸 속으로, 폐 안으로 섞여 들어와 조금씩 나를 찢어간다. 내가 있을 곳은 이곳이 아니라고 말하는 것처럼. 그런 느낌이 들 때마다 나는 나도 참 스트레스에 약한 사람이구나, 싶으면서도 나도 모르게 주변인들에게 싫은 말, 나쁜 행동을 하는 모습에 스스로에 대한 혐오감을 느끼곤 한다. 그래, 사람들이 말하던 취준생이 힘든 이유란 분명 이런 것이리라. 단순한 '취직이 되지 않아 힘들어요' 가 아닌, '취직까지 달려가는 과정이 너무 힘들어요'가 분명하.. 더보기
[독서록]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편의점을 소개합니다 - 불편한 편의점 불편한 편의점 단어만 딱 두고 보면 도대체 이게 뭘까 싶다. 2010년이 넘어가면서 편의점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기 시작했다. 나는 편의점을 좋아했다. 편의점은 다른 마트와는 다르게 나에게 신경을 쓰지도 않았고, 깔끔했기 때문이다. 편의점이라는 공간은 나에게 마치 어른의 공간처럼 느껴졌다. 사무적이고, 딱딱해서 오히려 내가 편하게 지낼 수 있는 공간. 그렇게 나는 편의점을 좋아하게 됐다. 그렇기에 '불편한 편의점'이라는 제목은 나의 이목을 끌 수 밖에 없었다. 불편한 편의점은 도대체 뭘까 책 소개에 나와있듯, '불편한데 자꾸 가고 싶은 편의점'은 차갑고 딱딱한 편의점이 아닌, 사람이 살아가는 공간으로서의 편의점을 의미한다. 이 책의 주인공인 '독고'는 서울역 노숙자로, 편의점을 운영하는 '염영숙'여사의 호의.. 더보기
[독서록] 우리가 꾸는 꿈을 누군가 만든다는 상상 해본 적 있나요? - 달러구트 꿈 백화점 나는 어렸을 적 꿈을 자주 꾸곤했다. 어른이 된 지금은 그 때 보단 자주 꿈을 꾸진 않지만 아직도 종종 (심지어 오늘아침도) 꿈을 꾸곤 한다. 나에게 꿈이란, 일상에서 접할 수 있던 작은 환상의 시간이었다. 꿈 속에서 나는 끝이 없는 미끄럼틀을 타고 지하 세계로 가기도 하고, 마법 학교에서 소꿉친구를 만나기도 했다. 하지만 '어디서 꿈이 오는가'라는 생각은 전혀 해본적이 없었다. 그렇기에 달러구트 꿈 백화점 위에 써있는 "주문하신 꿈은 매진입니다"라는 문구는 퍽이나 인상적이었다. 꿈을 판다고? 꿈을 직접 살 수 있다는 발칙한 상상. 그건 그것 나름대로 재밌겠다는 생각에 이 책을 읽어내리기 시작했다. 이 책의 주인공 페니는 꿈을 파는 백화점 "달러구트 꿈 백화점"에 취직하게된다. 꿈 백화점이란, 꿈을 만드.. 더보기
[독서록] 세상의 끝에서 피어나는 SF 로맨스 - 지구 끝의 온실 이전에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을 보게 된 적이 있다. 언젠가 언니가 추천했던 제목을 기억했던가 나는 그 자리에서 책을 꺼내들었고 그 자리에서 정말 금세 읽어내렸다. 잠시 구경만 하려고 했던 책을 금세 읽어내렸던 건 분명 김초엽 작가님의 필력 덕분이리라. 그렇기에 김초엽 작가님의 새로운 신작이 나왔다는 소식은 나의 가슴을 뛰게했다. 전작에서 느꼈던 설렘이 다시금 나에게 들어와 물감처럼 퍼지는 느낌. 그렇게 나는 '지구 끝의 온실'을 꺼내들었다. 이번 책은 전작과는 다르게 옴니버스의 형태를 취하고 있지 않다. 그렇기에 다양한 아이디어의 폭포수를 경험하는 듯한 전작의 느낌이 아닌, 하나의 신박한 아이디어에서부터 작가가 연주하는 이야기를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의 주인공은 '아영'이다. 아영은 세.. 더보기